이 예멘은 게이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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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솔직히 예멘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한켠에서 외면받아왔다.
세계 3대커피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솔직히 나같아도 그 가격이면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실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멘 커피는 살아남아야한다.
살아 남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 되어줬으면 하는 나의 간절함이 있다.
올해 블랙로드에서 이 커피를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다.
거기에 더해서, 베르가못같은 향기로운 느낌이 가미된 예멘을 만나본적이 있었을까?
이 커피 정도면 예멘을 아주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예멘은 사진과 같이 딱 에티오피아 건너편에 위치해있다. 그래서일까?
커피의 기원지는 에티오피아지만, 처음으로 커피를 경작하고 전세계로 퍼트린 나라가 예멘이기도하다.
내가 알기로는 그들이 어떤 “사명”을 가지고 커피를 퍼트린것은 아니다.
그 당시 커피는 상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예멘은 이 검은 보물을 그 어디에도 빼앗기고 싶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지고, 이거 비밀이야라고하면 더 퍼진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경험에 기반한 주관적 평이지만, “향신료”계열의 향미는 주로 모레와 같은 토양을 가진 산지에서 많이 발현되었다.
사진을 보면 저런곳에 커피가 자랄수 있을까 싶을만한 곳에 커피 나무가 자란다.
우리가 머릿속으로 그렸던 커피 산지는 보다 아마존같은 열대우림에 가깝지만, 은근히 저런 건조한 커피 산지가 많다.
예멘은 거기다가 2000미터가 넘는 엄청난 고도를 가지고 있기도하다.
농장 하나에 60kg정도를 생산하다보니, 대체로 워시드 커피는 찾아보기 힘들다.
(워시드 가공은 시설도, 물도, 규모도 필요하다.)
16세대 동안 커피를 생산한 유서깊은 농장?
농장이라기보다 문화 유산 같은 느낌이 더욱 크다.
그래서 한국 로스터들과 참 잘 어울리는 나라중 하나다.
코스타리카의 마이크로밀보다 이 나라의 농장은 더 작은 규모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가져온 커피는 포장 단위가 3kg다.
에티오피아 커피가 한백에 60kg
코스타리카 커피의 진공 포장이 12kg인것에 비해서
예멘이 한박스에 3kg단위인것만 봐도 느낌이 많이 다르지 않은가?
이제 생두의 모양을 눈으로 한번 보자, 예멘은 작고 동글동글한 버본의 느낌이 많이 가지고 있고 게이샤는 길쭉하고
우아한 티피카의 느낌을 아니 이제는 게이샤의 느낌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것 같다.
이 모양은 게이샤의 대표적인 형태가 되었다.
이번주 소개하는 두가지 커피가 양 극단에 있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예멘은 내추럴, 전세계 내추럴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내추럴 방식에 가깝고,
코스타리카 게이샤 화이트허니는 깨끗한 최신 펄핑머신을 활용해서 만들어진 최신식 워시드에 가까운 커피다.
워시드인데 여느나라만큼 물을 많이 쓰지도 않는다. 환경적인 워시드라고 할수도 있겠다.
이번 게이샤 커피는 아래 커핑포스트 산지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알바르” 농장이다.
내가 직접 다녀왔던 곳이다. 코스타리카 농장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조용하고 기억에 잔잔하게 많이 남는곳인데,
신기하리만큼 커피가 그들을 닮아있다.
농장내에 저렇게 로스팅기가 있는 곳은 굉장히 드물다.
그만큼 그들이 커피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게이샤 커피는 대표적으로 가장 커피답지 않은 향들을 가지고 있다.
이것조차 인간이 만들어낸 것일수도 있을것 같다.
아니면 스타벅스가 만들어냈을수도 있다.
커피 답다는게 원래는 오히려 게이샤 같은 맛과 향이지 않을까?
게이샤 커피는 마치 “티”를 마시거나 “쥬스”를 마시는 것 같이 달콤하고 향도 달콤하다.
반면에 예멘 커피는 시럽같은 강력한 바디감과 엄청나게 복합적인 향미가 특징이다.
더 재밌는 사실은 이번에 소개할 예멘 커피는 대체로 예멘커피들이 조금 어두운 향미에 집중되어있었다면, 향신료계열의 향미가 지배적이어서 외면 받아왔다면,
이번 예멘은 미묘한 “베르가못”이나 달콤한 베리계열의 향들, 거기에 더한 향신료와 수많은 열대과일향들이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스펙트럼은 좋은 맛과 함께 우리의 입안을 감싸온다.
마실때부터 마시고 난 후까지 이어지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예멘과 비교해서 마셔볼만한 이번 게이샤 커피는 좋은 가성비와 깨끗하고 시트러스한 느낌이 멋진 커피다.
그래서 더욱 좋은 대조군이 될것이다.
특히나 알바르 농장은 워낙 생산량이 적다.
두가지 커피 모두 12킬로 정도씩만 구했기때문에, 이번주 출시되는 커피탐험은 유난히 빠르게 솔드아웃될것을 예상해본다.
Recipe
트리콜레이터가 그리 흔한 추출도구는 아니겠지만, 난 이 도구가 가장 게이샤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높은 수율과 긴 추출시간을 확보해서 “베타 다마세톤”을 많이 추출한다는 완벽한 이론까지 존재한다.
물론 커피는 이로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지만, 이번 추출 레시피는 가장 게이샤스러운 레시피를 잡아봤다.
게이샤 : 트리콜레이터
1.31 TDS / 16g / 250 /96도
50g씩 5번에 나눠서 추출하기
1차푸어 50g 30초
2차푸어 50g 1분
3차푸어 50g 1분 30초
4차푸어 50g 2분 00초
5차푸어 50g 2분 30초
총 추출시간 약 4분
예멘 : 하리오 V60
1.51 TDS / 16g / 240 / 92도
1차푸어 90g 35초
2차푸어 100g 1분 40초
3차푸어 50g후 드리퍼를 가볍게 돌려준다 2분 40초
예멘 커피는 게이샤와 추출도 반대편에 있다.
진득한 바디감을 살리기위해 농도를 다소 높게 가져가는 레시피다.
복합적인 커피의 역사를 온전히 느껴볼 한잔이 될것이다.
Taste
TMI
로스팅 포인트
Yemen Al-Dahara Natural
Whole Bean : 67.8
Ground Bean : 71.5
Costa Rica Arbar Manatial Geisha White Honey
Whole Bean : 82
Ground Bean : 90.1
원두 상세 정보
영문명 : Costa Rica Arbar Manatial Geisha White Honey
원산지 : Costa Rica
지역 : West Valley
농부 : Carlos Arrieta & Family
고도 : 1500 - 1600 m
품종 : Geisha
가공법 : White Honey
볶음도 : 약배전
향미 :
영문명 : Yemen Al-Dahara Natural
원산지 : Yemen
지역 : East Haraz
농부 : Smallholder Farmers
고도 : 2320 - 2400m
품종 : Jufaini
가공법 : Natural
볶음도 : 약배전
향미 : 머스캣 빨간사과 딸기 장미 카다멈 바닐라